컴퓨터 자격증에 대해
후배님.
자격증이나 스펙에 관한 것들은
제가 몇년전에 하던 고민이었고, 이제는 나름대로의 정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몇마디 씁니다.
현재 저는 1학기를 남겨두고 휴학, 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에 취업해서 스펙을 쌓고 있습니다,...
아직 인턴사원이라 월 2500불(300만원상당)의 보수밖에 받고 있지 못하지만,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CEO께서 한국계 일본인이시기 때문에 일본어가 구사 가능한(영어는 기본)
한국인 공대생을 매우 선호하시고, 능력을 보이는 인턴사원들에게 종종 정규사원으로 전환하여,
즉 미국과 회사에 정착하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제가 미국에서 직장을 얻게 되면서 겪었던 몇가지로 스펙에 대한 제 생각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우리나라 개념에서의 자격증은 정말로 쓸모가 없다.
워드 1급, 컴활, 정보처리....이런건 참 기본으로 따두는 세상이죠?
취업할때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채우시려고 열심히 따시는건 이해는 가는데
한국에서 HR관련 인턴도 해본 사람으로서 장담컨데, 아무도 그런 것 관심가지지 않습니다.
절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이것만 아시면 됩니다.
미국은 더합니다. 자격증, 즉 라이센스라고 말하면 현지인들은 기겁합니다.
여기서 라이센스라는 개념은 변호사자격증, 의사자격증, 회계사 자격증...
이런 것들을 라이센스라고 부르지 워드 자격증이라고 말하면 비웃습니다.
워드는 [누구나 당연히 하는 것]입니다.
제가 충고드리는 것은,
워드 1급이라고 이력서에 한줄 채우는 것보다.
특기에 워드 엑셀 등에 매우 능숙하다고 적는게 백만배 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통합니다. 자격증 따두고 면접가서 워드 자신있냐는데 멍청하게 버벅대는 것보다는
자격증 안적어둔사람이 워드 같은건 껌입니다라고 대답하는게 백만배 낫습니다.
(따놓고 잘한다고 말하는것도 안될거야 없지만...)
2. OA는 자격증 떄문이 아니라, 당연히 잘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엔지니어든 뭐든간에 어떤 직무를 하게 되더라도 워드는 꼭 만지게 됩니다.
여러분이 신입, 즉 entry 레벨일때 여러분의 실력을 결정하는 요소는
눈치, 음주가무, 그리고 OA실력입니다. entry레벨에서 무슨 의사 결정을 한답니까? 그저 시키는대로 할 뿐이니
복사기 하나도 남보다 더 능숙하게 다르고, 워드 하나도 남보다 더 잘치는 사람이 훨신 능력있어 보입니다.
저는 행정병 경험에서 생긴 OA실력 덕분에 회사생활 초반이 매우 편안했는데
같이 입사한 모군의 경우 복사기 용지 배율 조정이나 엑셀의 if문조차도 못다뤄서 쓸모없는 취급당하는걸 보았습니다.
3. 가장 잘해야 하는건 전공입니다.
인사회계통, 순수과학계통과 공대생이 차별화되는 점은 '기술'의 여부입니다.
한국기업, 미국기업 다 구분할것 없이 제가 인턴이나 기타 프로그램에 지원할때
가장 그들이 따졌던 것은 [학점]과 [실습경험]이었습니다.
실제로 멀리 볼것도 없이 4학년 되셔서 인턴사원 지원해 보시면
학점과 토익점수가 필터링 통과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에서 인화나 성격을 많이 본다고 하지요?
근데 실제로 그런 것은 면접해보기 전에는 알아보기 힘들어서 실제로
유난히 특이한 이력이 아니고서야,서류만 가지고는 쉽게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서류전형에서는 내가 성격이 어떻니 언급하시는 것보다는, 내가 쓸모가 있는지 PR하는게 더 중요합니다.
자소서에는 나의 꿈이 어떻고 나의 성격이 어떻고 이상한 소설만 자꾸 적으시지 마시고
은근슬쩍 자기가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비젼을 가지고 있는지 적는게 훨신 낫습니다.
(국내기업 HR인턴할때, 공채 서류전형쪽에서 일해봤는데 참...좀 그런 자기소개서 너무 많더군요
그런 것들은 손에 잡히기 무섭게 세절기로 직행입니다...서버에는 남겨두지만....)
이력서에 워드 엑셀자격증 어설프게 적지 마시고
여러분이 학교 다니면서 배운 tool들 사용 가능하다고 적으시는게 훨신 좋습니다.
C언어, pspice, matlab, verilog, VHDL, 마프 프로그램경험(8051 같은거), 기타 등등..
이런 툴들에 자신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훨신 매력적이고, 실제로도 훨신 선호됩니다.
미국기업 지원할때는 이력서에 tool 리스트를 포함시켰고
어떤 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봤냐, 포트폴리오 남아있냐 등등 이런 부분야 큰 관심을 보이더군요.
실제 회사에 오시면 같은 tool을 다룰 가능성은 전무합니다만,
확실히 툴이라는게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한가지를 해두면 비슷한 다른 것들은 금방 익히게 되며,
이런 점들이 신입 직원 교육기간 및 비용을 단축시킨다는 점을 회사에서는 그런 사실들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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